채권시장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1월 15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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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채 . 사진=로이터

KDI 경제정보센터

채권이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체,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업 등이 제각기 정책이나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거액의 자금을 불특정 다수 투자자로부터 일시 빌려서 장기간 쓰기 위해 발행하는 채무증서다. 단위가격과 상환만기, 금리를 정해서 발행하게 되어 있고 발행 뒤에는 채권자, 곧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혹은 상환만기에 이자를 주며, 만기가 되면 원금을 돌려준다.
일종의 빚 문서인 셈인데, 보통 빚 문서와는 다르다. 보통 빚 문서의 일반적 형태인 차용증서는 돈을 빌린 사람과 빌려준 당사자에게만 유효하고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기는 식으로 거래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채권은 언제라도 제3자에게 매매가 가능하고 매매를 통해 투자자들이 투자이익을 얻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시세도 수요ㆍ공급 원칙에 따라 오르내린다. 채권 시세는 주로 발행금리를 조정해 매매하는 식으로 형성되고, 그에 따라 발행 당시 금리와 발행 뒤 유통금리가 달라지므로 투자수익률도 달라진다.
투자자들은 채권시장 공개된 채권시장에서 언제든 새로 발행되는 채권을 살 수 있고, 이미 발행되어 누군가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살 수도 있다. 사들인 뒤에는 만기까지 보유해 원리금을 받거나, 만기 전에 유리한 조건으로 팔아서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채권투자는 안정성이 돋보이는 투자수단이다.
게다가 채권은 원리금 지급이 거의 100% 보장되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주로 신용도가 높은 곳에서 발행하는 것이 많다.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중에는 신용도가 떨어지는 것들이 있지만 그런 경우라도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등 안전성을 보강한 것이 많다. 만기가 길다는 점이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매매를 중개해 주므로 매매하기도 쉽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일이 생기면 담보 삼아 맡길 수도 있어서 유동성, 환금성도 높은 편이다. 다만, 채권도 만기가 되기 전에 팔 때는 주식처럼 시세가 변하므로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채권 발행자가 부도를 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주식에 비하면 반드시 불리한 것도 아니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증권을 사는 시점에서는 장차 투자 수익을 얼마나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기업이 파산해 사업을 청산할 때는 주식과 채권의 차이가 비교적 뚜렷이 드러난다.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회사채라 하는데, 회사채를 소유한 거래자는 기업에서 받을 돈(즉, 채권)을 우선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 소유자는 기업이 채권 소유자 등에게 빚을 다 치르고 남는 재산이 있을 때만 각자 지분만큼 나눠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일단 채권시장 파산하면 주식 소유자가 채권 소유자에 비해 매우 불리하다.

어떤 것들이 있나?
채권은 여러 가지로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첫째, 누가 발행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우리나라에서는 채권을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지방채,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 발행하는 특수채,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금융채, 상법상 주식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등으로 구분한다.
국채에는 국민주택채권·외국환평형기금채권·국고채권 등이 있다. 국민주택채권은 정부가 주택건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민이 부동산을 사서 등기할 때나 각종 인허가를 받을 때 의무적으로 사게 한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은 흔히 줄여서 ‘외평채’라고 부른다. ‘외국환평형기금’이란 원화 가치가 불안해질 때 한국은행이 직접 외환ㆍ원화를 매매해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쓰려고 평소 마련해놓는 돈이고, 외평채는 이 돈 마련을 위해 국내외 투자자를 상대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원화표시채권으로 국내에서 발행하기도 하고 외화표시채권으로 해외시장에서 발행하기도 한다. 국고채권은 줄여서 ‘국고채’라고도 부른다. 정부가 재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지방채에는 서울시 지하철채권처럼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하철공채ㆍ상수도공채ㆍ지역개발공채 등이 있다.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은 각자 고유한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특수채를 발행한다. 토지개발채권(한국토지공사)ㆍ한전채권(한국전력공사)ㆍ한국가스공사채권(한국가스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금융채로는 한국은행이 통화량 조절을 위해 발행ㆍ매매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이 대표 격이다. 이 밖에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중소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 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채 등이 있다. 상법상 주식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기업들이 사업상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발행하는 채권이다.
채권 가운데 국채와 지방채는 둘 다 공공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공채(公債)’라 부른다. 공채에 특수채까지 더한 것은 ‘국공채’라고 부른다.
여기까지는 발행자에 따른 채권 분류다. 둘째, 채권 종류를 이자 지급 방법에 따라 복리채ㆍ할인채ㆍ이표채 등으로 나눠볼 수도 있다. ‘복리채’는 이자를 도중에 찾지 않고 재투자해 만기 때 원리금을 한꺼번에 내주는 채권이다. 복리로 채권시장 계산하므로 이자가 더 많다. 국채인 국민주택채권 등이 복리채로 발행된다. ‘할인채’는 상환 만기까지의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채권 액면금액에서 깎아(할인해) 파는 채권이다. 상환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권(단기채)이 주종이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과 금융채 대부분이 할인채로 발행된다. ‘이표채’는 채권에 이자표가 붙어 있고 정해진 이자 지급일에 이자표를 떼어 이자를 받는다. 국내 대부분의 회사채는 상환 만기가 1년이 넘는 중장기 채권이다. 국내 기업이 이표채로 발행한 회사채는 보통 석 달마다 이자를 준다. 셋째, 원리금 지급을 발행자가 아닌 제3자가 보증해 주느냐 여부에 따라 보증채와 무보증채로도 나눈다. 무보증채는 채권시장 제3자의 보증 없이 발행자의 신용에만 의지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어디서, 어떻게 거래하나?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는 증권시장은 크게 증권을 처음 발행하는 발행시장(1차시장, primary market)과 발행된 증권이 매매되는 유통시장(2차시장, secondary market)으로 나뉜다. 유통시장은 다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같은 정규시장, 곧 장내시장과 정규시장 밖에 있는 장외시장(OTC : Over The Counter market)으로 나뉜다. 장외시장은 증권사나 은행, 자산운용회사 같은 금융기관의 창구를 가리킨다. 주식이나 채권이나 모두 증권 거래 관련법에 따라 거래하게 되어 있다.
채권은 정규시장에서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일정 요건을 갖춰 등록한 종목만 거래한다. 거래 조건이 규격 지워져 있고 거래 시간도 한정되어 있다. 장외에서는 모든 채권을 거래할 수 있지만 일부 장내 거래만 하게 되어 있는 것도 있다. 그런데 주식은 정규시장, 즉 장내거래가 중심인데 비해 채권은 장외시장 곧 금융기관 창구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거래한다. 채권거래를 장외시장에서 주로 하는 이유는 채권의 경우 종목이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채권은 발행자가 같더라도 발행 시기가 다르면 발행금리 등 거래 조건이 달라지고, 같은 종류의 채권이라도 발행조건이 다르면 별개 종목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종목 수가 매우 많다.
게다가 채권 장외시장은 주식 장외시장과 달리 거래 단위가 매우 크다. 시장과 거래자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다르지만 보통 거래 단위가 최소 5천만원에서 50억원, 대개는 10억원 내지 100억원 이상이다. 그래서 주로 증권사, 은행, 자산운용회사 등 금융기관이 중심이 되어 거액을 경쟁 입찰 형식으로 매매한다. 따라서 개인은 직접 채권 매매에 참여하기 어렵다.
예전엔 개인이 채권에 투자하려면 주로 명동 사채시장 같은 곳에서 비공식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엔 정부가 개인의 사채 거래를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정책을 쓰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매매에 참여할 기회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요즘엔 개인이 직접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거나 이미 있는 거래계좌를 이용해 채권을 거래할 수 있다.

‘최후의 보루’ 국내 채권시장,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미국의 ‘돈줄 조이기’에 국내 채권시장도 혼란스럽다. 과거 한-미금리 역전 때 ‘최후의 보루’로 외국인 이탈을 방어했던 채권시장조차 지난 3월부터 외인 자금 유입이 크게 축소되고 있다. 다만 아직 다른 신흥국에 비해 외국인 이탈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국내 채권시장이 미국의 이번 긴축을 버텨낼지는 향후 환율과 국내 거시경제 상황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이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한 올해 3월부터 국내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입이 크게 줄고 있다. 한은이 집계한 순유입 규모는 1월과 2월 약 30억달러씩이지만 3월 5억4천만달러, 4월 4억7천만달러로 큰 폭 감소했다. 금감원이 집계한 순투자 규모 또한 연초 3조원대에서 3월 2790억원, 4월 360억원으로 급격히 축소했다. 순유입과 순투자 모두 외국인 채권자금 매수에서 매도 및 만기상환을 뺀 금액으로, 집계 시점(실제 자금 국경 유출입 기준, 거래 체결 기준)에 따라 수치는 다소 다르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의 외국인 자금은 빠져나간다. 선진국보다 위험한 투자처인데, 금리 매력까지 떨어질 경우 투자금이 머물 이유가 없어서다. 그런데 과거 사례를 보면 채권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었다. 정부나 금융기관 등에서 채권을 발행하므로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있으며, 기관 투자자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직전 한미 금리 역전(2018년 3월~2020년 2월) 기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주식시장에서 총 53억7천만달러 순유출됐으나 채권시장은 오히려 총 219억2천만달러 순유입됐다. 채권시장을 마지막 보루라고 부르는 이유다.

최근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감소는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원인은 국내 경제 채권시장 문제라기보다는 미국의 강한 긴축이라는 ‘세계 경제 여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권시장 외국인 자금 이탈은 신흥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가 ‘신흥국 외국인자금 유출입’을 살펴 본 결과, 대부분 신흥국도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입이 크게 줄고 있다. 중국은 2월 38억달러 순유입에서 3월 -112억달러로 순유출 전환 뒤 4월에도 -21억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는 1월 7억달러 순유입 기록 뒤 2월 -5억달러, 3월 -7억달러, 4월 -5억달러 등 각각 순유출을 나타냈다. 4월 타이(2억달러)와 터키(1억달러)는 소폭 순유입을 보였다.

한국은 4월 4억7천만달러 ‘순유입’으로 아직 ‘순유출’로 전환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선방 국면’이 곧 ‘위험 국면’으로 넘어가지 않으려면 향후 환율과 국내 거시경제 여건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외국인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한-미 금리 차이뿐 아니라 환율, 경제 기초체력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직전 한-미금리 역전 때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은 환 차익과 국가 신용등급, 외환보유액 등을 모두 살펴본 뒤 자금 이동 여부를 결정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이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전 세계 채권시장이 모두 좋지 않으므로 ‘외국인 채권자금 감소’가 국내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진정된 이후에도 우리나라만 외국인 자금이 이탈될 것인지 살펴봐야 하며, 시장금리·환율·경제 펀더멘탈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여건 변화에 따른 국내 채권시장 위험요인 점검

요약 연준의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 기대, 국내 물가 오름세 확대 등 대내외 금리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고채시장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이에 더하여 국고채 발행 확대 및 주요 투자자의 수요 약화 등으로 수급 부담이 가중되면서 국고채시장의 유동성이 낮아지고 있다. 한편, 국내 회사채시장은 가파른 금리상승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충격을 받으며 유동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정상화 채권시장 과정에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 국고채시장의 유동성 악화는 금융시장 전반의 자금경색 및 자금조달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한국은행은 유동성 여건 악화시 국채매입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재 국고채 수급 불균형 우려가 크게 높은 상황임을 감안하여 국고채 발행 확대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채시장의 유동성 악화가 신용위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재무건전성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상황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채권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채권시장 여건 채권시장 및 위험요인을 살펴보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내외 금리상승 압력 확대

연준의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 기대가 강화되면서 대외요인에 의한 금리상승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40년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대응 필요성이 매우 높아짐에 따라 연준은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3월 FOMC 점도표에서 제시된 금년말 정책금리는 1.875%(중간값 기준)로 올해 남아있는 6번의 회의에서 매번 25bp씩 인상을 단행해야 이를 수 있는 수준이다. 1) 시장은 이보다 더 빠른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는데, 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반영된 2022년말 정책금리는 약 2.5% 수준으로 연준이 올해 두 차례 이상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에 더하여 이르면 5월 양적긴축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시장금리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

대내적으로도 물가 오름세 확대가 시장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미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나, 목표수준(2%)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다(). 물가상승압력은 식료품과 원자재 가격상승에 상당 부분 기인하나,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3)

국고채시장: 채권시장 가파른 금리 상승 및 수급 부담 가중

이와 같은 대내외 금리상승 압력 확대로 국고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만기 3년부터 30년까지의 국고채 금리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 수준을 크게 넘어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고채 가격 채권시장 하락세는 올해 들어 하락폭이 크게 가팔라졌고, 변동성은 3월말 이후 크게 확대되어 코로나19 직후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가장 높았던 2020년 3월 수준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여건은 국고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었음을 시사한다.


국고채 발행 확대, 주요 기관투자자 및 외국인의 투자수요 약화 등으로 국고채 수급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먼저 공급측면에서 보면,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재정확대 필요성으로 국고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고채 잔액은 2015~2019년 연평균 35조원 증가하였으나, 2020년 이후에는 매년 100조원 이상 늘어나고 있다(<그림 5>). 4) 한편, 올해 국고채 발행규모가 1차례 증액 5) 된 가운데 추경 편성에 따른 추가 발행확대 우려로 수급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리 상승기에 수급부담 우려가 맞물리면서 국고채 시장은 회전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유동성이 낮아지는 모습이다(<그림 6>).


수요측면에서도 보험사를 제외한 주요 기관투자자의 국고채 수요가 약화된 모습이다. 은행의 경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iquidity Coverage Ratio: LCR) 규제 완화 등으로 팬데믹 이후 4대 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무위험채권 투자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그림 7>). 6) LCR 규제비율의 단계적 정상화 7) , 고유동성자산 인정범위 확대 8) 등으로 당분간 은행의 국고채 투자수요는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해 국내채권 운용 비중을 축소하고 있으며, 증권사도 금리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우려로 채권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외국인의 국고채 수요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약화되는 모습이다. 2021년 중 40조원 이상 늘어났던 외국인 국고채 채권시장 보유 잔액은 3월 이후 정체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 확대가 팬데믹 이후 큰 폭 늘어난 국고채 물량을 상당 부분 소화해 주었던 만큼 외국인의 국고채 수요 약화는 시장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채시장: 신용스프레드 확대 및 발행여건 악화

한편, 회사채시장에서는 신용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되며 회사채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용스프레드는 2021년 하반기부터 등급 전반에 걸쳐 꾸준히 확대되어 3월 이후에는 2020년 고점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아졌다(). 9) 발행시장에서도 수요예측 참여율이 크게 낮아지며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통상 연초에는 기관투자자의 자금집행으로 회사채 수요가 증가하나, 올해 1분기 중에는 수요 위축으로 적지 않은 미매각이 발생하였다(). 10)


회사채 발행여건 악화는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위험 확대보다는 채권시장의 유동성 악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코로나19 충격 직후에는 CP와 회사채 스프레드가 함께 높아졌던 데 반해, 2022년에는 CP 스프레드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등 단기자금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그림 11>). 미국 회사채시장의 경우에도, 올해 들어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었으나 그 폭은 크지 않다(<그림 12>).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내 회사채시장은 가파른 금리상승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 시사점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시장금리는 앞으로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고채 및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

무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국고채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유동성을 갖는다. 따라서 국고채시장의 유동성 사정 악화가 국내 금융시장 전반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더하여 국고채 금리는 기업 및 가계의 자금조달에 있어 준거금리 역할을 한다. 국고채시장의 유동성 악화로 국고채 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회사채 및 은행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국고채시장의 유동성 여건이 악화될 경우 국채매입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재 국고채 수급 불균형 우려가 크게 높은 상황임을 감안하여 국고채 발행 확대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과 달리 국고채 단기물이 부재한 상황으로 국고채는 만기 2년 이상의 이표채로 발행되고 있다. 11) 이에 따라 국고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이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12) 특히, 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된 금리상승기에 발행물량이 늘어날 경우 금리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사채시장의 유동성 악화가 신용위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회사채시장은 상대적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 취약한 모습이다. 금융환경이 긴축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개별 기업의 신용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빠르게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재무건전성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상황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1) 금리인상 사이클은 내년까지 이어져 2023년말 정책금리는 2.75%(중간값 기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2) 3월 FOMC 의사록에서 이르면 5월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이 시작될 수 있으며 2017~2019년 양적긴축에 비해 약 2배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양적긴축은 시장으로의 채권공급을 늘림으로써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3)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통화정책방향, 한국은행, 2022년 4월)
4) 팬데믹 이후 채권종류별 잔액증가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 1차 추경 편성으로 올해 국고채 발행규모는 11.3조원 증액되었다.
6)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여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통합) LCR 규제비율을 100%에서 85%로 완화하였으며 2022년 6월말까지 동 비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4대 은행 LCR(합산기준)은 2019년 평균 105%에서 2021년 90%로 하락하였으며, 4대 은행을 제외한 국내은행의 LCR도 같은 기간 127%에서 112%로 낮아졌다.
7) 금융당국은 올해 7월 LCR 규제비율을 5%p 인상(85% → 90%)하고, 이후에는 3개월마다 2.5%p씩 상향조정하여 2023년 7월 100%까지 인상할 예정이다(금융위원회, 2022. 3. 30).
8) 2022년 2월부터 LCR 산정시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중 미사용분이 고유동자산으로 포함되면서 국내은행의 LCR이 5.8%p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된다(한국은행, 2022). 이는 국내은행의 무위험자산 투자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9) 4월 13일 기준, AAA~A등급의 신용스프레드는 2020년 고점 대비 85%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높아졌으며, BBB등급의 경우 2020년 고점에 근접(96~98%)하는 수준까지 상승하였다.
10) ESG 관련 이슈로 인해 일부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 발생한 것에도 일부 기인한다.
11) 정부는 국고채 이외에 단기물인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서도 재정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증권은 일시적인 자금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됨에 따라 당해연도 세입으로 전액 상환되어야 한다.
12) 단기국채의 경우, 발행금리가 중앙은행 정책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 따라 발행 확대로 인한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제한적이다. 미국의 경우, 재정확대 소요가 크게 늘어난 2020년 단기국채(T-bills) 발행을 대규모로 확대한 반면 이표채 발행규모는 점진적으로 확대하였다. 이를 통해 정기적이고 예측가능한 발행전략(regular and predictable issuance strategy)을 유지하였다(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2020. 8. 5).


참고문헌

금융위원회, 2022. 3. 30,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단계적 정상화 추진, 보도자료.
기획재정부, 2022. 1. 21, 2022년 추가경정예산안, 보도자료.
한국은행, 2022, 2021 연차보고서.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2020. 8. 5, Report to the Secretary of the Treasury from the Treasury Borrowing Advisory Committee of the Securities Industry and Financial Markets Association

채권시장 "바닥 찍었다". 월가 자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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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수익률 포착에 발빠른 월가 투자자들이 주식을 떠나 채권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속에서 주식과 더불어 채권 시장이 역대급 손실을 냈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졌고,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헤지 수단으로써 채권 매입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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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과도한 통화긴축이 경제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시장금리의 하락 압력은 커지므로 시장금리가 정점 부근으로 판단되는 지금이 국채를 사들일 적기라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TINA(There Is No Alternative, 미국 주식 말고 대체 자산이 없다)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며, 익숙한 주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자산 다변화로 앞으로의 어려운 상황에 맞설 것을 주문하면서 채권이 가장 적절한 대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채권은 주식처럼 대박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자산은 아니다. 주식과 달리 만기까지 보유하면 어느 정도의 소득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테슬라 초기 투자자들이 누린 것 같은 급격한 부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은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난해지지 않도록 당신을 보호하면서 그 중간에 일부 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 로 프라이스(T. Rowe Price)의 세바스찬 수석 투자책임자(CIO)도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국채는 안전하고 주식과 다른 자산이 하락할 때 보험과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며 "채권의 기대 수익이 적고 과거처럼 다변화의 이점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가 극도로 치닫는 위기 속에서는 수익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6.08 [email protected]

◆ "채권시장 바닥 찍었다" 한 목소리

전문가들은 40년간 가장 빠르게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 결국 채권 금리의 추세적 방향도 반전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투자 노트에서 "우리는 현재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채권 매수에 나설 적절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이번 분기 정점을 찍을 것이고 2023년까지 꾸준히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애셋 매니지먼트의 디키 허지 채권 펀드 매니저는 금리가 오르면서 장기채를 조금씩 담고 있다면서 "금리 고점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중앙은행들은 현 수준에서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스테파니 홀츠-옌 CIO는 "인플레이션 정점을 확인하면 중앙은행의 반응함수 및 공격적 긴축을 반영하는 정도가 정점에 이를 것이고 (채권) 손실도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반등 신호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시장은 지난 한 달 1% 가량 상승했다. 투자등급 채권이 월간 기준으로 상승한 것은 202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시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5월 글로벌 회사채 시장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나타낸 가운데 멕시코부터 말레이시아까지 이머징마켓 국채시장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의 과격한 매파 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 리스크가 높아진 데 따라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더불어 금리인상 리스크가 채권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된 상황도 5월 반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뉴스핌 Newspim] 홍종현 미술기자 ([email protected])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와 모간 스탠리, 핌코 등이 최근 투자 보고서를 내고 일제히 글로벌 채권시장의 투매가 종료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물론 저가매수론자들도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 보통 10년물 금리는 명목금리를 의미하고 이는 10년물에 내재된 기대인플레이션(BEI)과 실질금리 대용 지표인 동일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의 합으로 구해지는데, BEI와 TIPS 금리 모두 최근 한 달 동안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추세 자체는 위를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금리 수준은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예로 주식과 비교했을 때 3%를 기록한 미국 10년물 금리는 S&P500 배당수익률(트레일링; 올해 1분기까지 12개월 동안 지급된 배당액 기준) 1.37%보다 1.5%p이상 높다. 배당수익률을 포워드(현재 분기 포함한 향후 12개월 예상치)로 봤을 때는 그 격차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다 수준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 때는 '제로(0)' 금리와 양적완화(QE) 등 연준의 이례적인 부양 조치로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해 배당수익률이 국채 금리보다 높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주식의 상대적인 묘미가 떨어지는 한편 채권의 매력도는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선임 금리 전략가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10년물 금리 3%는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 다수가 매수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면 내일 금리가 추가로 올라 더 매력적으로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종현 미술기자 ([email protected])

◆ 미국 우량 회사채 "싸도 너무 싸"

채권 중에서도 투자 등급의 미국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유망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등급의 일명 '고퀄' 회사채는 연준의 대차 대조표 축소 및 금리 인상 신호 이후 대규모 매도세로 신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줄도산 위기가 불거졌던 2008년과 현재 상황은 매우 다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 좋은 가격대로 내려왔다면서 우량 회사채 매수를 추천 중이다.

브레킨리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닉 엘프너 리서치 공동 책임자는 엘프너 책임자는 "2009년에는 은행업종의 신용 위험과 신용등급 강등, 상환 능력 위험이 반영됐었다"면서 "지금은 반대다. 등급 상향이 하향보다 많고 기업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들고 있으며 이자보상비율도 높다"고 강조했다.

KKR의 크리스 셸든 회사채 담당 공동 책임자는 경기 순환 주기 전환에 덜 노출된 기업들의 채권을 선호한다면서도 "다만 다소 불편해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시장은 계속 고르지 못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동성이 지속하더라도 신념과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하면서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BofA의 회사채 담당 분석가들 역시 회사채 시장에서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하더라도 이 시점에서는 위험을 감수해 기회를 노릴 것을 추천했다.

개인투자자의 직접 거래가 가능한 투자적격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중에는 '아이셰어스 아이복스달러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가 추천 대상에 올랐다. LQD는 '마킷아이복스USD리퀴드투자등급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데 관련 지수를 통해 달러화 표시 투자적격 회사채에 투자한다. 보유 상품 및 채권 수는 2500개가 넘는다. 운용자산 규모는 330억4000만달러, 운용보수율은 0.14%다. 실효듀레이션은 9.3년이며, 올해 들어 14.8% 손실을 냈다.

또 저가 매수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한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아이셰어스 아이박스 달러 인베스트먼트 그레이드 회사채 ETF(LQD)가 있다. 또 아이셰어스 AAA-A 레이티드 회사채 ETF(QLTA)도 추천 대상에 올랐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웰스파고와 같은 대표적인 미국 은행이 발행한 회사채는 물론 애플과 아마존과 같은 우량 기업의 채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운용자산은 11억8700만 달러, 운용보수율은 0.15%다.

◆ 美 지방채 시장도 '후끈'

금리 상승으로 인해 한파를 냈던 미국 지방채 시장에 매수 열기도 뜨겁다.

시장 조사 업체 리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5월25일 기준 한 주 사이 미 지방채 ETF로 18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2022년 초 이후 주간 평균치를 네 배 웃도는 금액이다. 지방채 뮤추얼 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됐지만 매도 규모가 3월 이후 최저치로 둔화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지방채 시장은 5월18일 이후 2.9%의 수익률을 냈다. 금리 인상기 쿠폰 금리도 같이 올랐지만, 가격 하락은 앞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 같은 미국의 지방채 거래는 지난 2020년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늘었다. 웰스파고 코포레이트 앤드 인베스트먼트 뱅크의 크리스토퍼 리 지방채 세일즈 책임자는 "세금이 면제되는 수익률이 4%가 넘어 사람들이 이 자산에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분주한 모습이다.

월가 최대 규모의 지방채 채권 펀드 업체인 누빈은 2021년 여름 이후 신규 고객 모집을 중단했던 펀드를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2022년초 이후 지방채 시장이 7.99%의 손실을 기록한 사이 '바겐 헌팅' 기회가 발생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계절적으로 여름철부터 투자자들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지방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입질'에 나서는 배경으로 꼽힌다. 4조달러 규모의 지방채 시장에서 연초 이후 400억달러에 달하는 펀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전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07년 블랙록이 출시한 아이셰어스 내셔널 뮤니 본드 ETF(MUB)를 추천한다. 총 운용 자산 규모가 290억달러에 달하는 펀드는 1200여개 지방채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겨냥해 지방채 전반의 상승 흐름에 베팅하는 데 적절한 상품이라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펀드는 6%를 웃도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최근 1개월 사이 1.47%의 수익률을 올리며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면세 혜택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는 뱅가드 비과세 본드 ETF(VTEB)도 인기몰이다. 2015년 출시된 펀드는 1개월 거래량이 945만주에 달했다. 운용 자산 규모가 166억달러로 집계된 펀드는 연초 이후 약 7%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최근 1개월 사이 1.33%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밖에 2007년 출시된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SPDR 누빈 블룸버그 뮤니시펄 본드 ETF(TFI)도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자산 규모 43억달러를 웃도는 펀드는 연초 이후 약 9%의 손실을 냈지만 최근 1개월 사이 1.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NY 인사이트] 채권시장에 투자자들이 다시 몰리는 이유

미국 국채 .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채 . 사진=로이터

채권 수익률 하락은 투자자들이 경기둔화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앙은행이 경기둔화로 인해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이 채권 수익률 하락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이에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을 침체로 몰고 있지만 시장 저변에서는 이제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의 주식시장 전망은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어 투지에는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유출에서 유입으로 전환

배런스는 12일(현지시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자료를 인용해 채권시장의 흐름이 최근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내내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함께 맥을 못췄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주식은 물론이고 암호화폐, 채권 등 금융자산은 다 팔아치우고 대신 상품으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 자본유출에 따른 채권 수익률 상승세는 주식시장을 추가로 압박하는 악재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이 최근 바뀌고 있다.

BofA에 따르면 지난주 채권펀드에는 78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약 2개월만에 최대 유입이다.

올 전체로는 그러나 여전히 수천억달러가 채권시장에서 순유출된 상태다.

높아진 채권 투자수익률

연준이 채권매입을 중단한 것을 비롯해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발을 뺀 탓에 역설적이게도 채권 투자수익률이 뛰고 있다.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향후 10년 예상 인플레이션 2.3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미 10년물 국채를 보유하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이같은 '실질 수익'이 투자자들을 다시 채권시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채권이 위험을 줄이는 헤지수단으로 명실상부한 제 역할을 다시 하게 됐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 호재

채권 투자가 다시 열기를 띠면서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채권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이 다시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수요가 높아지면서 채권 가격이 오르고, 이에따라 채권 수익률은 서서히 하강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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